법정스님의 입적을 애도하며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낯익은 음율의 개울물 소리
살을 에이는 강풍 견뎌내고
앙증맞게 고개 내민 연초록 생명들
산하(山河)마다 긴 동면(冬眠)에서 깨어난
만상(萬像)들이 기지게 펴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삼월 열하룻날
사바(娑婆)세계 작별하고 성불(成佛)되어
피안(彼岸)의 세계로 입적(入寂)하신
방황하는 중생의 길잡이요
목마른 영혼의 갈증을 적셔주던 큰 스님,
생자필멸(生者必滅)이라지만
어둔 밤하늘의 별과같이
영원속에 찬란한 빛으로 남아
혼돈과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갈길 인도해 주실
큰 스승이신 법정스님.
"아름다운 마무리는 내려놓음이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무소유의 빈 마음 교훈으로 남기시고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빈 몸으로 떠나신 님의 거룩한 모습
어찌 감히 필설(筆舌)로 칭송하며
무슨 언어로 애도를 념(念)하리오
남기신 예지(銳智)의 흔적
허기진 중생(衆生)들의 가슴가슴마다
연화(蓮花)로 피어나 향기 진동하리니
사라쌍수(娑羅雙樹) 아래서 열반(涅槃)하신
석가세존(釋迦世尊 ) 발자취 따라
피안(彼岸)의 세계에서 극락왕생(極樂往生) 하옵소서
2010.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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