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얻은 개인 정보, 맞춤 광고·마케팅에 활용
구글 포토
이용자 올린 사진 알아서 분류 해, 좋아하는 음식·취향·동선까지 파악
구글이 스마트폰과 컴퓨터에 담겨 있는 사진을 무료로 가상공간에 저장해주는 '구글 포토'(google photo)라는 서비스를 최근 선보였다. 최대 1600만 화소의 고화질 사진을 평생 무료로 저장해준다. 몇 장이든 관계없이 저장 용량도 무제한이다. 다른 IT 기업의 유료 서비스를 이용해 온 고객을 모두 빨아들이겠다 는 의도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뿐 아니라 애플의 아이폰 이용자까지도 서비스를 쓸 수 있도록 개방했다.
구글이 자선단체도 아닌데 이런 공짜 서비스를 하는 이유는 뭘까. 그 대가는 사용자가 이용약관에서 동의하고 구글에 제공하는 '개인 정보'다. 구글 포토는 단순한 저장 공간이 아니라 나의 사진 속 이미지를 읽어내는 똑똑한 컴퓨터와 같다. 구글은 사진을 바탕으로 현재 이용자의 기분 상태가 어떤지, 키우는 애완동물이 어떤 종(種)인지, 어떤 색상과 디자인의 옷을 선호하는지 속속들이
알 수 있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상품을 제안하는 등 다양한 비즈니스를 개발하고 있다.
구글 포토 서비스의 핵심은 '저장'이 아니라 '분류'에 있다. 구글은 이용자가 마구
잡이로 올린 온갖 사진을 알아서 분류해준다. 어제 밥 먹으면서 찍었던 사진, 작년 해외 출장에서 찍은 사진, 마음에 드는 잡지의 글귀, 가족과 촬영한 셀카, 페이스북에서 저장한 멋진 풍경 등 어느 것이든 관계없다. 구글은 모든 사진을 사람, 장소, 시간, 사물에 따라 분류해낸다. 같은 장소에서 연속해서 찍은 사진은 이어 붙여 동영상처럼 만들고, 여행·출장지에서의 추억은 각각 사진과 지도상 이동 경로까지 친절하게 갖다 붙여 하나의 여행 앨범처럼 만들어준다. 구글이 내 인생의 모든 사진을 관리하는 '사진 매니저' 같은 역할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구글은 사진 한 장만으로 내가 언제, 어디에 있었고 누구와 어떤 것을 하고 있는
지를 속속들이 읽을 수 있다. 이용자의 사진을 바탕으로 하루 동선(動線)을 파악 하고 자주가는 곳도 알아낼 수 있다. 점차 이용자들이 문자 대신 사진으로 소통 하는 시대인 만큼 구글의 영향력은 더욱 커진다. 이 같은 정보는 더욱 정교한 개인 맞춤형 광고, 마케팅에 활용될 수 있다. 집에서 강아지 사진을 자주 찍는 사람에겐 사료, 애완견 용품을 제안하고 원피스를 즐겨 입는 사람에겐 새로 나온 원피스를 추천하는 식이다.
구글은 이미 이용자의 이메일, 검색 기록, 이동 경로 등을 파악해 각종 정보를 알려주는 '구글 나우(Google Now)'라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아침에 눈뜨면 오늘의 날씨부터 직장까지 예상 소요 시간, 관심 있어 할만한 뉴스, 주가(株價) 정보 등을 한꺼번에 보여준다. 이메일로 출장 내용을 주고받으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알아서 호텔까지의 이동 경로, 미팅 장소와 시간까지 안내해준다.
구글은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회의에서
사진을 읽는 핵심 기술인 '심화 신경망(Deep Neural Networks)'을 소개했다. 지금까지 컴퓨터는 사진에 고양이가 있든 강아지가 있든 이를 구별해내지 못했
다. 하지만 이 신기술을 이용하면 수억개의 비슷한 사진속에서 진짜 청개구리가 담긴 사진을 찾아내는 것도 가능하다고 구글은 설명했다.
예를 들어 컴퓨터가 이 기술로 청개구리를 찾을 때 첫째 계층에선 이미지의 선(線)·모서리·그림자·모양 등을, 둘째 계층에선 귀·다리·손 등을 파악한다. 마지막 계층에선 전체 이미지를 파악한다. 현재 구글의 심화 신경망은 30개 이상의 계층을 구성하고 있다고 한다.
내가 무슨 사진을 찍었는지도 읽어낼 수 있다. 실제로 구글 포토에 들어가 검색창에 '셀카(selfie)'라고 치면 내가 촬영한 셀카 사진만 주르륵 나온다.
일부 누락된 사진도 있지만 대부분 찾아낸다. 검색창에 잇따라 시계,지갑,맥주,개,하늘,자동차 등 어떤 단어를 넣어봐도 다 찾아낸다.
구글은 이제 사진을 바탕으로 당신에 대해 더 세세하게 알게 됐다. 이것이
'무료 사진 저장'의 대가(代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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