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활용

SSD에 밀리는 HDD

우수영 2015. 8. 21. 15:01

 속도·용량 다 잡은 SSD… 이제 가격만 남았다

삼성전자의 16TB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왼쪽) HGST 10TB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오른쪽). SSD의 핵심 부품인 낸드 플래시 메모리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메모리) 기술의 발전으로 SSD     HDD보다 더 큰 저장 용량을 실현하면서 HDD SSD에 밀려 도태될 날이 머지않았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 삼성전자·HGST 제공

 

 

 저무는 HDD 시대

PC의 핵심 저장장치 역할을 해온 하드디스크(HDD)가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를 이용한 대용량 저장장치 '솔리드스테이드드라이브(SSD)' 기술에 점점 밀려나고 있다. 이미 오래전에 속도와 안정성을 추월당한 데 이어, 최근에는 16테라바이트(TB)짜리 SSD가 등장하면서 최대 용량마저 밀리는 일이 벌어졌다. 앞으로 SSD 가격이 더 떨어지면 하드디스크의 퇴출은 시간문제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용량 한계 뛰어넘은 SSD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플래시메모리 콘퍼런스에서 16TB(테라바이트)짜리 기업용 SSD 제품을 소개했다. 단일 제품으로는 세계 최대 저장용량이며 하드디스크보다도 용량이 크다. 16TB 1GB(기가바이트) 크기의 동영상을 16000개 이상, 50MB(메가바이트)짜리 무손실압축(고음질) 음악 파일 32만개를 저장할 수 있는 방대한 용량이다. 현재 시중에 팔리는 SSD 4TB, 하드디스크는 10TB가 용량이 가장 큰 제품이다. 삼성전자의 새 SSD 제품은 기존 저장장치의 용량 한계를 단번에 크게 늘려놓은 '괴물'인 셈이다.

폭증하는 데이터 수요로 골머리를 앓는 인터넷 업체들에는 희소식이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추가로 데이터 서버를 증설하지 않고 기존 서버의 SSD를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저장용량을 대폭 확장할 수 있다. 게다가 SSD는 데이터를 주고받는 속도가 하드디스크보다 적어도 4~5, 최대 100배가량 빠르기 때문에 서비스 품질도 높아진다.

크기는 PC에 사용하는 3.5인치 하드디스크보다 작은 2.5인치에 불과하다. 작은 크기에도 고용량을 실현할 수 있었던 비결은 'V낸드(NAND)' 기술 덕분이다. 좁은 공간에 메모리 소자를 아파트처럼 쌓아올려 최대 저장용량을 늘린 것이다.
삼성은 이르면 내년 초 이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예상 판매가격은 5000달러( 600만원)로 알려졌다.

하드디스크는 '시한부 생명'

대용량 SSD 제품의 출현은 사용자들에게는 반가운 일이지만 기존 하드디스크 업체들에는 재앙(災殃)이나 다름없다. 업체들은 "속도는 SSD에 밀리지만, 여전히 용량 면에서는 하드디스크를 따라올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SSD가 속도뿐만 아니라 용량에서도 HDD를 뛰어넘었다.

현재 하드디스크 중 초대 용량은 HGST 10TB 제품이다. 이 제품은 데이터를 기록하는 원판 위의 기록 밀도(密度)를 고도화하고, 이 원판을 7~8장씩 집어넣는 방식으로 간신히 용량을 10TB까지 늘렸다. 이 회사는 2020년까지 20TB짜리 HDD 제품을 내놓는 것이 목표인데, SSD는 벌써 16TB짜리가 나온 것이다. 이런 기술 발전 속도라면 HDD SSD의 용량을 재역전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하드디스크는 최근 수년간 SSD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계속 떨어져왔다. 대부분의 노트북PC SSD를 핵심 저장장치로 이용하고 있다. 데스크톱PC도 윈도 같은 운영체제와 자주 쓰는 프로그램은 SSD에 설치하고, 하드디스크는 데이터 저장이나 백업용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하드디스크 업체가 믿는 마지막 보루는 가격이다. 현재 하드디스크 1GB(기가바이트)당 가격이 40~50원대로, 1GB 500원대인 SSD에 비해 10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SK하이닉스 등이 최근 SSD에 쓰이는 낸드플래시 분야에 40조원 이상의 집중 투자 계획을 밝힌 데다 일본 도시바, 미국 마이크론, 중국 후발 업체들도 경쟁에 가세해 가격은 계속 하락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3년 새 SSD 1GB당 가격이 6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한 반면, 하드디스크의 1GB당 가격은 절반밖에 내리지 않았다"면서 "이런 추세라면 수년 내로 SSD가 하드디스크의 가격마저 따라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드디스크는 사실상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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